운무와 초록 억새가 맞닿은
영남알프스의 힐링 여행지
아직 초록이 산을 가득 채운 계절, 능선 위로는 흰 구름이 걸려 머문다. 바람은 숲을 흔들며 파도처럼 일렁이고, 땀방울조차 시원하게 식혀주는 청량함이 발걸음을 가볍게 만든다.
울산과 밀양의 경계를 이루는 신불산은 이맘때 찾아야 더 특별하다. 억새가 아직 푸른빛을 간직한 능선은 거대한 초록 물결을 이루고, 아침이면 운무가 피어올라 하늘과 맞닿은 듯한 풍경을 선사한다.

신불산
신불산은 해발 1,159m로 영남알프스를 대표하는 산 중 하나다. 울산 울주군과 경남 밀양시 사이에 걸쳐 있으며, 사계절마다 다른 풍경으로 여행객을 불러 모은다.
9월의 신불산은 초록의 절정을 자랑한다. 억새는 아직 푸른빛을 띠고 있어 능선을 따라 걸으면 마치 거대한 초원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든다. 바람이 스칠 때마다 억새 군락지는 바다처럼 물결치며 시원한 풍광을 보여준다.

간월재
간월재는 신불산과 간월산 사이에 자리한 고개로, 이 지역을 찾는 여행자라면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넓게 펼쳐진 평원은 억새 군락지로 유명하며, 지금은 푸른 억새가 능선을 따라 물결치고 있다.
간월재까지는 케이블카를 통해 쉽게 오를 수 있다. 울주군 간월재 케이블카는 정상 부근까지 단숨에 이어져, 산행 경험이 적은 사람이나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도 인기다.

간월재는 포토존으로도 손꼽힌다. 억새밭 사이로 난 오솔길, 바람에 일렁이는 초록빛 능선, 멀리 보이는 신불산 정상까지. 어느 방향을 바라봐도 그림 같은 풍경이 완성된다.

간월재를 지나 신불산 정상까지는 약 1시간 남짓 소요된다. 초보자라면 간월재만 즐기고 내려와도 충분하지만, 체력이 허락한다면 신불산 정상까지 오르며 영남알프스의 장대한 풍경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다.
정상에 오르면 시원한 조망이 기다린다. 남쪽으로는 울산 앞바다가, 북쪽으로는 밀양 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늦여름의 푸른빛이 풍경을 더욱 선명하게 물들이며, 마치 커다란 그림 속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준다.

신불산과 간월재 일대는 주변 명소와 함께 즐기기에도 좋다. 파래소폭포는 15m 높이에서 떨어지는 시원한 물줄기로 여름철 청량감을 더해주며, 언양 불고기와 밀양 돼지국밥 같은 향토 음식은 산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신불산과 간월재는 입장료가 없으며, 간월재 케이블카 요금은 왕복 성인 18,000원, 소인 14,000원 수준이다. 주차장은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어 주말에도 큰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가을 억새가 물들기 전, 지금만 즐길 수 있는 초록 능선과 청량한 바람. 계절의 경계에서 특별한 풍경을 만나고 싶다면, 이번 주말 신불산과 간월재로 발걸음을 옮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