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백의 가을 정원”… 단 10일만 볼 수 있는 메밀꽃 축제

이효석의 소설이 현실이 되는 순간

봉평 메밀꽃이 사방에 만개해있다.
봉평 메밀꽃축제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등장하는 이 문구는 봉평의 풍경을 오롯이 담아낸다.

달빛 아래 눈처럼 피어난 메밀꽃은 보는 이의 숨을 멎게 한다.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꽃밭은 흰 파도처럼 일렁이며, 걸음을 옮길 때마다 은은한 향기가 스민다. 그 길 위에서 계절은 잠시 머물러 시간을 천천히 흐르게 한다.

이곳은 바로 강원도 평창 봉평면에서 열리는 **봉평메밀꽃축제(평창 효석문화제)**다. 작가의 고향에서 펼쳐지는 이 축제는 소설 속 풍경을 현실로 재현한 듯 매년 9월 초순이면 전국에서 수많은 여행객을 불러 모은다.

봉평 메밀꽃축제(평창 효석문화제)

이효석 생가 사진
평창 효석문화제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축제의 공식 명칭은 ‘평창 효석문화제’지만, 많은 이들은 ‘봉평메밀꽃축제’라는 이름으로 더 기억한다. 순백의 꽃물결로 뒤덮이는 봉평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무대다.

소설 속 구절은 축제를 상징하는 장면처럼 여겨진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소금을 뿌린 듯하다”는 표현은 지금도 봉평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소설 속 무대였던 봉평 장터와 이효석문학관, 생가터, 물레방앗간 세트장은 축제의 또 다른 즐길 거리다. 문학적 감성과 자연의 풍경이 교차하며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

특히 메밀밭 오솔길은 가장 인기 있는 포토존이다. 허생원과 성씨 처녀가 스쳐 지나갔을 듯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현실과 문학의 경계가 희미해진다.

전통과 체험이 함께하는 축제

효석 달빛언덕 전경
효석 달빛언덕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축제 기간에는 다양한 체험과 공연이 열린다. 송편 빚기, 섶다리 건너기, 풍등 날리기 같은 전통 체험은 물론, 백일장과 사진 공모전, 문학 토크까지 마련된다.

공연 무대에서는 전통 음악과 춤이 이어져 축제의 분위기를 더욱 흥겹게 만든다. 여행객은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라, 함께 참여하는 주인공이 된다.

먹거리 역시 축제의 큰 즐거움이다. 봉평 메밀전, 메밀국수, 메밀묵은 현장에서 직접 맛볼 수 있으며, 가을의 향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이곳에서의 한 끼는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문학과 전통이 만나는 경험이다. 식탁 위의 한 접시조차도 축제의 일부가 된다.

문학과 힐링이 만나는 무대

효석 달빛언덕 전경 사진
효석달빛언덕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형종

2025년 평창효석문화제는 문학의 서정성과 지역의 문화예술이 결합된 공간으로 꾸며진다. 봉평장과 메밀꽃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문화예술마당에서는 다양한 공연과 체험이 이어지고, 시골 장터에서는 추억이 깃든 풍경과 푸짐한 인심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또한 흥정천을 따라 조성된 힐링마당에서는 지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소박한 먹거리와 공연, 그리고 쉼이 어우러진 공간은 여행자들에게 진정한 휴식을 선사한다.

봉평에서 누리는 가을 산책

평창 효석문화제 사진
평창 효석문화제 / 사진=한국관광공사 천준교

축제장 외에도 봉평에는 여유롭게 즐길 명소가 많다. 이효석문학관과 전망대에 오르면 메밀밭과 마을 풍경이 한눈에 담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꽃밭은 낮과 밤이 다른 매력을 지닌다. 햇살에 반짝이는 낮의 풍경과 달빛에 잠긴 밤의 풍경은 전혀 다른 이야기처럼 다가온다.

봉평장은 오랜 역사를 지닌 5일장으로, 지역 주민들의 생활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장터에는 각종 농산물과 특산품이 가득하다.

시장 골목을 거닐다 보면 사람 냄새 나는 풍경과 함께 봉평의 일상이 묻어난다. 축제와 함께 살아 있는 마을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축제 정보

  • 기간: 2025년 9월 5일(금) ~ 9월 14일(일)
  • 장소: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이효석문화마을 일원
  • 주최: 사단법인 이효석문학선양회
  • 요금: 무료 (일부 체험 유료)
  • 특징: 문학·예술마당, 전통 장터, 힐링 프로그램 운영

봉평메밀꽃축제는 단순한 계절 행사가 아니다. 순백의 꽃밭을 거니는 산책은 소설 속 주인공이 된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가을빛이 내려앉은 지금, 문학과 자연이 만나는 이 길 위에서 당신만의 여운을 채워보자.

김현기 에디터

매 계절, 여행은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낯선 곳의 설렘, 익숙한 곳의 새로움 속에서 여행의 이야기를 발견합니다. 독자의 여정에 따뜻한 한 줄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이곳에 한 페이지를 더합니다. e-mail: hgkim@travel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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