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길 맨발 산책부터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까지

제주에서 편안한 운동화 하나만 챙겨도 일상에 쉼표를 찍을 수 있는 곳이 있다. 그저 삼나무가 빽빽한 산책로 정도로 생각했다면, 이 숲이 품고 있는 진정한 가치를 놓친 것일 수 있다.
연간 100만 명이 넘는 발길을 이끄는 힘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 너머에 있다. 바로 유네스코의 엄격한 관리 하에 보전되는 살아있는 생태 박물관이기 때문이다.
제주 사려니숲길
사려니숲길은 제주의 숨은 비경 31곳 중 하나다. 비자림로를 시작으로 물찻오름과 사려니 오름을 거쳐가는 삼나무가 우거진 숲길이다. ‘사려니’는 ‘신성한 숲’이라는 뜻으로, 이름처럼 특별한 영적 에너지가 느껴지는 공간이다.

총 길이는 약 15km이지만 10km 메인 코스는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평균 고도 550m로 평탄해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가장 큰 매력은 완전 무료라는 점이다. 입장료도 주차비도 0원이며, 예약도 필요없고 인원제한도 없다. 제주의 비싼 여행비가 부담스러웠다면, 이곳에서는 그런 걱정을 완전히 내려놓을 수 있다.
2024년 한 해에만 100만 1,768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관람시간은 09:00~17:00으로 충분한 시간 여유를 두고 방문할 수 있다.
송이가 깔린 맨발로 걸어도 좋은 길이 이곳의 특별함이다. 물찻오름 입구에서 붉은오름 입구까지 이어지는 10km 구간으로, 송이가 깔려있어 맨발로 걸어도 좋을 만큼 부드럽다.

물찻오름입구는 삼나무숲으로 이루어져 포토존으로 인기가 높다. 하늘을 향해 뻗은 삼나무들이 자연 터널을 만들어준다. 중간지점에 산정호수인 물찻오름이 있어 휴식과 경관 감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삼나무, 졸참나무, 서어나무, 편백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서식한다. 오소리, 제주족제비, 팔색조, 참매 등 다양한 동물들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지난 2002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제주 생물권보전지역(Biosphere Reserve)이다. 천혜의 자연이 훼손되지 않은 이곳에서 진정한 자연 치유를 경험할 수 있다.

2020 열린관광지로 무장애 나눔길이 조성되어 있다. 나무 데크길이 설치되어 휠체어나 유모차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 70대 어르신도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는 평탄한 길로 3세대가 함께 걸어도 부담 없는 완벽한 가족 코스다.
두 개 입구, 완전히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가족 단위라면 ‘붉은오름 입구(남조로변)’를 추천한다. 넓은 무료 주차장과 1.2km 무장애나눔길이 조성되어 있다. 붉은 화산송이가 깔린 평탄한 길이어서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자연스러운 원시림을 원한다면 ‘비자림로 입구’가 적합하다. 1km 조릿대숲길을 통과해야 하지만 인공적인 느낌이 덜한 원시림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 물찻오름 방향으로 걷는 길은 사려니숲길의 정수로 꼽힌다.

물찻오름은 현재 출입통제 중이다. 자연휴식년제로 생태계 복원을 위해 일반인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이는 사려니숲길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철저한 보전 원칙하에 관리되는 제주 생물권보전지역임을 보여주는 증거다.
방문 전 핵심 정보를 확인하자. 음식물 반입은 금지되며, 물은 플라스틱 병만 허용된다. 총 10km 완주에는 3시간 이상 소요되므로 체력에 맞춰 계획을 세우자.
대중교통도 편리하다. 232번 버스가 남조로 사려니숲길 정류장과 사려니숲길 정류장을 모두 정차한다. 제주시와 서귀포 터미널에서 10~15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이게 정말 무료라고요?”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입장료 0원, 주차비 무료, 예약 불필요의 완벽한 접근성과 유네스코가 인정한 생태적 가치, 그리고 연간 100만 명이 찾는 검증된 힐링 코스까지.
제주 사려니숲길은 단순한 산책을 넘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완벽한 무료 여행지다. 자연과 교감하며 걸을 수 있는 만큼만 즐기는 여유가 사려니숲길을 가장 완벽하게 여행하는 방법이다.
방문 안내
주요 위치:
- 1코스 (추천):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산 158-4 (남조로변 붉은오름 입구)
- 2코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산 137-1 (비자림로 입구)
운영시간: 09:00~17:00 (17:00까지 퇴장)
입장료: 무료
주차: 무료
난이도: 초급 (평탄한 송이길)
대중교통: 232번 버스
특별사항: 무장애 나눔길 조성, 예약 불필요, 음식물 반입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