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0분 거리에 이런 힐링 명소가 무료라니”… 165만 평 푸른 습지에서 만나는 완벽한 휴식

9월의 푸른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초록빛 갈대밭과 갖가지 꽃들이 끝없이 펼쳐진다. 도심의 소음은 온데간데없고,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살랑살랑 흔들리는 갈대와 연꽃잎 소리만이 귓가를 간지럽힌다.

경안천 습지생태공원 전경
경안천 습지생태공원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이곳은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에 위치한 경안천 습지생태공원이다. 1973년 팔당댐 건설로 농지와 저지대가 물에 잠긴 후 자연스럽게 형성된 165만 평 규모의 거대한 습지가 50여 년의 세월을 거쳐 완벽한 힐링 공간으로 거듭났다.

경안천 습지생태공원, 습지 위 데크길에서 만나는 생태 체험

서울에서 불과 40분 거리에 이토록 넓고 한적한 자연 공간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입장료는 물론 주차료까지 완전 무료인 이곳은 주말 나들이 장소로는 더할 나위 없다.

165만 평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에 비해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더욱 한적하고 여유로움이 있다. 오히려 탁 트인 공간감 때문에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연꽃 가운데 깔린 데크길
경안천 습지생태공원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9월 초 현재는 신록과 갈대, 연꽃이 어우러진 푸르른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 청량한 초록빛 갈대와 맑은 물 위에 피어난 연꽃, 갖가지 나무들이 어우러진 모습은 마치 외국의 어느 광활한 정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호숫가 갈대숲 사이로 보이는 연꽃과 몇 그루의 나무들이 운치를 더한다. 특히 습지 위로 깔린 나무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물 위에서 피어나는 다양한 꽃들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공원을 휘휘 돌아 조성된 잘 정돈된 산책로와 습지 위로 놓인 나무 데크는 가족 단위로 산책 나온 시민들에게 완벽한 휴식처를 제공한다. 데크 위에서는 연꽃과 갖가지 수생식물들을 가까이서 관찰하며 생태 체험과 힐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데크 위에서 사람들이 수생식물을 관찰하고 있다.
경안천 습지생태공원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출입구까지 턱이 없어 휠체어 접근이 가능하고, 주출입구 역시 턱이 없어 거동이 불편한 분들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장애인 화장실도 완비되어 있어 온 가족이 함께 자연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도심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공간감과 개방감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다. 높은 건물도, 복잡한 도로도 없는 이곳에서는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듯하다.

푸른 물결의 습지와 나무, 산이 어우러진 풍경
경안천 습지생태공원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습지 특유의 자연정화기능 덕분에 공기도 맑고 상쾌하다. 깊게 숨을 들이마시면 폐 깊숙이까지 청량함이 전해진다.

이곳은 자연학습장으로도 활용되고 있어 개인 및 단체 관람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나무 데크를 따라 걸으며 다양한 꽃과 나무, 수생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생태 체험의 장이 되고, 어른들에게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완전히 잊을 수 있는 힐링 공간이 된다.

경안천 습지생태공원 위에서 바라본 습지와 한강
경안천 습지생태공원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접근성도 뛰어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지하철과 버스를 환승해서 도달할 수 있고, 자가용으로는 서울 시내에서 4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주차장도 무료이며 넉넉하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하절기(3월~10월)에는 오전 5시부터 오후 8시까지, 동절기(11월~2월)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된다. 이른 아침에 찾으면 더욱 한적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주중에 방문하면 거의 독점적으로 이 광활한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이처럼 큰 규모임에도 아직 숨겨진 명소 같은 느낌이라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연인과의 로맨틱한 데이트가 필요할 때 이보다 완벽한 장소는 없다.

팔당댐 건설이라는 인위적인 개발이 의도치 않게 만들어낸 자연의 선물이 바로 경안천 습지생태공원이다. 50년이라는 시간이 만들어낸 완벽한 자연 휴식 공간에서 진정한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복잡한 일상에 지쳤다면, 이번 주말은 165만 평의 거대한 자연 속에서 마음껏 숨 쉬어보자.

김현기 에디터

매 계절, 여행은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낯선 곳의 설렘, 익숙한 곳의 새로움 속에서 여행의 이야기를 발견합니다. 독자의 여정에 따뜻한 한 줄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이곳에 한 페이지를 더합니다. e-mail: hgkim@travelpost.kr

함께보면 좋은 글